⚾ [아시안게임] 한국 5이닝 1안타로 묶은 린이웨이, 재대결 대비는 코스 공략

한국 야구대표팀이 대만을 5-0으로 꺾었지만 타선에는 확실한 숙제가 하나 남았다. 대만이 선발로 내세운 20세 실업투수 린이웨이를 상대로 5이닝 동안 단 1안타에 그쳤기 때문이다. 최종 스코어만 보면 완승이었지만 린이웨이가 내려가기 전까지 한국은 1-0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야 했다.
린이웨이는 대만 합작금고 야구단에서 뛰는 우완 투수다. 한국전에서 5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는데, 유일한 실점도 수비 실책에서 시작돼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대표팀 타선의 다음 승부 해법은 대표팀 타격 해법에서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20세 실업투수가 한국 타선을 막은 방법
린이웨이는 압도적인 강속구 하나로 승부하는 유형이 아니었다. 최고 구속은 140㎞대 후반까지 나오지만 한국 타자들을 더 어렵게 만든 것은 좌우 코너를 활용하는 제구와 변화구, 그리고 계속 달라지는 투구 템포였다.
김원형 두산 감독도 한국-대만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뒤 이 부분을 짚었다. 20세 투수가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사용할 줄 알고, 여러 구종을 원하는 곳에 던지면서 좀처럼 공을 한가운데에 몰리지 않게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바깥쪽을 활용하는 능력이 눈에 띄었다. 한국 타자들이 일반적인 존 전체를 놓고 대응하기보다는 특정 코스를 확실히 노리지 않으면 정타를 만들기 쉽지 않은 유형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은 2회 상대 수비 실책으로 문보경이 출루한 뒤 김주원의 안타와 조형우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고, 박재현의 희생플라이로 겨우 첫 점수를 얻었다. 그 뒤 린이웨이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추가점은 나오지 않았다.
린이웨이는 3회부터 5회까지 한국 타선을 연이어 범타 처리하며 흐름을 되찾았다. 5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김주원의 안타 하나뿐이었다.
타격 타이밍 흔든 다단 키킹
한국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또 다른 이유는 린이웨이의 독특한 투구 동작이었다. 기본적인 투구폼에 두 번, 세 번씩 다리를 움직이는 동작을 섞었고 타자에 따라 템포를 달리했다.
김도영을 상대할 때는 다리를 여러 차례 움직인 뒤 투구하는 장면도 나왔다. 김원형 감독은 당시 김도영 타석에서 네 차례 정도 다리를 튕기는 모습이 보였다며, 같은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이런 동작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쉬운 기술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대만 현지에서도 린이웨이의 투구 동작이 화제가 됐다. 한국 타자들이 사전에 영상 분석을 통해 다양한 키킹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 타석에서는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는 한국 선수들의 반응도 소개됐다.
다만 린이웨이의 동작이 이번 경기에서 반칙으로 판정된 것은 아니다. 경기 심판진은 투구를 정상적으로 진행했고, 동작 자체에 따른 보크나 투구 위반을 선언하지 않았다.
한국 역시 단순히 특이한 투구폼 때문에 당했다고 볼 수는 없다. 제구와 변화구가 함께 뒷받침됐기 때문에 투구 템포 변화가 더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두 번째로 만나면 달라질 수 있을까
한국 입장에서 긍정적인 점은 이미 한 차례 린이웨이의 공을 직접 봤다는 것이다. 김원형 감독도 대표팀 타자들의 수준을 고려하면 다음 맞대결에서도 똑같이 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핵심은 구종보다 코스다. 좌우 코너를 정교하게 활용하는 투수를 상대로 존 전체에 대응하려 하면 타이밍과 배트 궤적이 모두 흔들릴 수 있다. 특정 코스를 정하고 그 공이 들어왔을 때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스트라이크존도 변수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KBO의 자동투구판정시스템 ABS가 아닌 구심이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단한다. 경기마다 바깥쪽과 몸쪽 존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초반 타석에서 당일 스트라이크존을 얼마나 빨리 확인하느냐도 중요하다.
한국은 린이웨이가 내려간 뒤에야 대만 불펜을 본격적으로 공략했다. 7회 박준순의 적시 2루타와 조형우의 희생플라이로 3-0을 만들었고, 8회 노시환의 희생플라이와 윤동희의 솔로홈런으로 5-0까지 달아났다.
결승 재대결은 아직 확정 아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한국과 대만이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은 태국전까지 승리해 B조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지만 대만은 23일 오후 6시30분 홍콩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다.
대만이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올라온다고 해도 곧바로 한국과 다시 경기하는 구조는 아니다. 한국은 B조 1위 자격으로 A조 상위 두 팀과 슈퍼라운드를 치른다.
A조에서는 일본이 중국을 11-3, 팔레스타인을 15-0, 필리핀을 7-0으로 꺾어 3전 전승 조 1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슈퍼라운드 첫 상대는 일본으로 정해졌다.
한국과 일본의 경기는 25일 오후 6시30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다. 이어 한국은 26일 오후 6시30분 A조 2위와 두 번째 슈퍼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메달 라운드 경기 시간은 금메달 경쟁 중계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과 대만의 재대결이 성사되려면 대만이 먼저 슈퍼라운드 진출권을 확보해야 하고, 이후 한국과 대만이 슈퍼라운드 최종 순위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해야 한다. 금메달 결정전은 27일 오후 6시30분 도요하시에서 열린다.
대만도 린이웨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재대결이 성사되더라도 대만이 반드시 린이웨이를 선발로 다시 내보낸다고 볼 수도 없다. 대만 마운드에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린위민과 한화 소속 왕옌청 등 다른 선발 카드도 있다.
특히 대만은 해외파 투수들의 소속팀별 투구 제한을 고려해 등판 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당초 왕옌청 등이 아닌 린이웨이를 선택한 배경에도 이런 사정이 있었다.
대만 대표팀 탕덩카이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해외 소속 선수들의 투구 제한을 고려해 린이웨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승리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한국 타선을 5회까지 1안타로 묶으며 효과를 봤다.
린이웨이 개인에게도 한국전은 이름을 알린 경기였다. 그는 2024년 대만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한 뒤 실업팀에서 성장했고, 현재는 향후 프로 무대 재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세 투수가 아시안게임에서 KBO 정상급 타자들을 상대로 5이닝 1피안타를 기록하면서 대만에서도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대만전 승리 이후 홍콩을 13-0, 태국을 18-1로 꺾었다. 하지만 홍콩과 태국을 상대로 기록한 대량 득점만으로 타격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메달 경쟁에서는 다시 린이웨이처럼 제구와 변화구가 좋은 투수들을 만나게 된다.
결국 한국 타선이 확인해야 할 것은 약체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점수를 뽑느냐가 아니다. 일본과 슈퍼라운드, 이후 메달 결정전에서 수준 높은 투수들을 상대로 초반부터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후 대표팀 마운드와 타선 변화는 국제야구 주요 소식에서도 계속 확인할 수 있다.
네오티비 권기자 : 린이웨이가 한국 타선을 5이닝 1안타로 막은 이유를 특이한 키킹 하나로 설명하면 핵심을 놓치게 된다. 다단 키킹으로 타이밍을 흔든 것도 효과가 있었지만, 좌우 코너에 공을 몰리지 않게 던지고 변화구까지 스트라이크존에 넣은 제구가 먼저였다. 한국이 다시 린이웨이를 만난다면 투구 동작 자체에 신경을 쓰기보다 특정 코스를 정하고 적극적으로 들어가는 접근이 더 중요하다. 무엇보다 현재 확정된 다음 상대는 대만이 아니라 일본이다. 25일 슈퍼라운드 한일전에서 한국 타선이 대만전 초반의 답답함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먼저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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