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월드시리즈 6차전, 두 번의 마지막 스트라이크를 살아남은 세인트루이스

2011년 10월 27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월드시리즈 6차전이 열렸다.
시리즈 전적은 텍사스의 3승 2패.
레인저스가 한 경기만 더 이기면 1961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상황이었다.
9회말이 시작될 때 텍사스가 7-5로 앞서 있었다.
2아웃.
볼카운트 1-2.
텍사스에게 필요한 것은 스트라이크 하나.
타석에는 데이비드 프리즈가 있었다.
그 순간만 놓고 보면 월드시리즈는 거의 끝나 있었다.
하지만 그날 경기는 한 번 끝날 것처럼 보였던 것도 아니었다.
두 번이나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두 번 모두 세인트루이스가 살아남았다.
시즌 자체가 이미 끝난 것처럼 보였다
2011년 세인트루이스는 월드시리즈에 편하게 올라온 팀이 아니었다.
8월 26일 기준으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애틀랜타에 10.5경기나 뒤져 있었다.
정규시즌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보통이라면 포스트시즌보다 다음 시즌 이야기가 나올 만한 차이였다.
그런데 애틀랜타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세인트루이스가 계속 이겼다.
격차가 줄었다.
한 경기.
반 경기.
그리고 정규시즌 마지막 날.
세인트루이스가 휴스턴을 이겼고 애틀랜타가 필라델피아에 패하면서 와일드카드가 세인트루이스에게 돌아갔다.
시즌이 끝나기 한 달 전에는 10.5경기 차.
마지막 날에는 포스트시즌 진출.
2011년 카디널스의 가을은 시작부터 이미 평범하지 않았다.
102승 필라델피아를 만났다
디비전시리즈 상대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정규시즌 102승.
로이 할러데이, 클리프 리, 콜 해멀스가 있던 강력한 팀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시리즈에서 1승 2패까지 밀렸다.
한 경기만 더 지면 시즌 종료.
4차전을 이겼다.
2승 2패.
마지막 5차전.
세인트루이스 선발은 크리스 카펜터.
필라델피아는 할러데이.
경기에서 나온 점수는 단 한 점이었다.
세인트루이스 1.
필라델피아 0.
카펜터가 완봉승을 거뒀다.
102승 팀을 상대로 5차전까지 버틴 뒤 한 점을 지켜 챔피언십시리즈로 올라갔다.
지금 MLB를 포함한 스포츠중계를 보면 단기전에서는 정규시즌 성적보다 그날의 선발투수와 한 번의 득점이 더 중요해지는 경우가 많다.
2011년 세인트루이스가 그랬다.
프리즈가 먼저 가을의 주인공이 됐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만났다.
세인트루이스가 4승 2패로 이겼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뜨거웠던 타자 가운데 한 명이 프리즈였다.
타율 .545.
3홈런.
9타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월드시리즈 6차전 때문에 이전 활약이 잘 기억되지 않을 때가 있지만, 프리즈는 이미 결승에 오기 전부터 좋은 타격을 이어가고 있었다.
상대 텍사스도 강했다.
전년도인 2010년에도 월드시리즈에 올라갔던 팀이다.
그때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졌다.
2011년에는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반드시 구단 첫 우승을 끝내고 싶었다.
푸홀스가 세 개를 넘긴 3차전
월드시리즈 초반은 팽팽했다.
1차전은 세인트루이스가 3-2.
2차전은 텍사스가 2-1.
1승 1패.
3차전 장소는 텍사스였다.
이 경기에서 알버트 푸홀스가 홈런 세 개를 쳤다.
세인트루이스는 16-7로 크게 이겼다.
시리즈 2승 1패.
하지만 텍사스가 4차전과 5차전을 연달아 가져갔다.
다시 전세가 뒤집혔다.
텍사스 3승.
세인트루이스 2승.
이제 레인저스는 한 경기만 이기면 됐다.
비 때문에 하루 밀린 6차전
6차전은 원래 10월 26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비와 추운 날씨 때문에 하루 연기됐다.
10월 27일.
부시 스타디움.
카디널스에게는 지면 끝나는 경기.
텍사스에게는 이기면 창단 첫 우승이었다.
선발은 세인트루이스 하이메 가르시아, 텍사스 콜비 루이스.
두 팀은 초반부터 점수를 주고받았다.
깔끔한 경기도 아니었다.
수비 실수도 나왔다.
양 팀 모두 기회를 놓쳤다.
경기 중반까지 계속 한두 점 차로 붙었다.
7회, 텍사스가 멀어졌다
7회초.
텍사스가 크게 움직였다.
애드리안 벨트레가 홈런.
넬슨 크루즈도 홈런.
이어 마이크 나폴리의 적시타까지 나왔다.
텍사스 7.
세인트루이스 4.
세 점 차.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아홉 개의 아웃이 남았다.
세인트루이스는 8회말 앨런 크레이그의 솔로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갔다.
7-5.
그래도 텍사스가 두 점 앞섰다.
9회말.
레인저스 마무리 네프탈리 펠리스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마지막 이닝
첫 타자는 라이언 테리엇.
삼진.
1아웃.
알버트 푸홀스가 2루타를 쳤다.
주자 2루.
랜스 버크먼이 볼넷을 골랐다.
주자 1, 2루.
다음 타자 크레이그는 삼진.
2아웃.
텍사스의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타석은 프리즈.
펠리스가 먼저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1볼 2스트라이크.
이제 스트라이크 하나면 끝이었다.
우익수 뒤로 날아간 공
프리즈가 바깥쪽 공을 밀어쳤다.
타구가 오른쪽 외야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우익수 넬슨 크루즈가 뒤로 뛰었다.
잡으면 경기 종료.
텍사스 우승.
공은 크루즈의 글러브를 넘어갔다.
우측 펜스에 맞았다.
푸홀스 홈.
버크먼도 홈.
프리즈는 3루까지 갔다.
7-7.
2타점 3루타.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스트라이크 하나였던 경기가 다시 동점이 됐다.
부시 스타디움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텍사스 선수들은 우승 세리머니 대신 연장전을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텍사스가 다시 앞섰다
10회초.
이번에는 조시 해밀턴이 나왔다.
주자 한 명을 두고 홈런.
투런홈런.
텍사스 9.
세인트루이스 7.
또 두 점 차.
다시 텍사스의 우승이 가까워졌다.
이번에는 남은 아웃카운트가 세 개였다.
세인트루이스가 10회말 공격에서 두 점을 내지 못하면 정말 끝이었다.
첫 타자 대니얼 데스칼소가 안타.
존 제이도 안타.
무사 1, 2루.
분위기가 다시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한 점을 따라붙었다
카일 로시가 희생번트를 시도했지만 주자가 3루에서 잡혔다.
1사 1, 2루.
라이언 테리엇이 타석에 들어섰다.
내야땅볼.
아웃카운트 하나가 올라갔지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9-8.
2아웃.
주자 2루.
또 한 점이 필요했다.
푸홀스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냈다.
주자 1, 2루.
타석에는 버크먼.
이번에도 텍사스에게 필요한 것은 아웃 하나였다.
또 스트라이크 하나
버크먼의 볼카운트도 2스트라이크까지 갔다.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스트라이크 하나.
9회 프리즈 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텍사스에게는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 한 공만 잘 던지면 됐다.
버크먼이 공을 받아쳤다.
중견수 앞 안타.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9-9.
또 동점.
세인트루이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처음으로 9회 이후 두 번의 서로 다른 두 점 차 열세를 모두 따라붙은 팀이 됐다.
그리고 두 번 모두 마지막 스트라이크까지 몰렸던 상황이었다.
11회초는 조용했다
텍사스의 11회초 공격에서는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9-9.
이제 세인트루이스는 한 점이면 됐다.
11회말 첫 타자는 프리즈.
9회에 팀의 시즌을 살린 바로 그 선수였다.
상대 투수는 마크 로우.
프리즈는 볼카운트를 3볼 2스트라이크까지 끌고 갔다.
풀카운트.
로우가 공을 던졌다.
프리즈가 배트를 돌렸다.
이번에는 담장을 넘었다
타구는 가운데 외야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중견수가 뒤로 뛰었다.
공은 계속 뻗었다.
중앙 담장을 넘어갔다.
홈런.
10-9.
경기 종료.
프리즈는 1루를 돌면서 오른팔을 들어 올렸다.
동료들은 홈플레이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9회에는 동점 3루타.
11회에는 끝내기 홈런.
한 경기에서 팀을 두 번 살렸다.
월드시리즈는 7차전으로 넘어갔다.
10-9
공식 스코어 한 줄만 보면 난타전이다.
텍사스 9.
세인트루이스 10.
11이닝.
텍사스 15안타.
세인트루이스 13안타.
하지만 이 경기는 안타 개수보다 상황으로 기억된다.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프리즈 2타점 3루타.
10회초 해밀턴 2점홈런.
10회말 다시 2아웃 2스트라이크.
버크먼 동점 적시타.
11회말.
프리즈 끝내기 홈런.
MLB의 포스트시즌 역사를 돌아봐도 한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스트라이크 하나를 남겨두고 두 차례나 경기를 끝내지 못한 사례는 거의 찾기 어렵다.
다음 날에도 경기가 있었다
6차전이 너무 극적이어서 2011년 월드시리즈가 그날 끝난 것처럼 기억될 때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 경기가 더 있었다.
10월 28일.
7차전.
이번에는 텍사스가 1회초 먼저 두 점을 냈다.
전날 두 차례 우승을 놓쳤지만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바로 반격했다.
프리즈가 1회말 2타점 2루타를 쳤다.
2-2.
그리고 크레이그의 홈런까지 나오면서 세인트루이스가 앞섰다.
경기는 6-2로 끝났다.
월드시리즈 4승 3패.
세인트루이스 우승.
11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세인트루이스에게는 구단 역사상 11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당시 내셔널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이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한 달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어려워 보였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102승 필라델피아와 5차전까지 갔다.
월드시리즈에서는 3승 2패로 뒤졌다.
6차전 9회에는 7-5.
10회에는 다시 9-7.
두 번 모두 시즌이 스트라이크 하나만 남아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프리즈의 가을
월드시리즈 MVP도 프리즈였다.
시리즈 타율 .348.
홈런 1개.
5타점.
하지만 숫자만으로는 그의 2011년 가을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도 받았다.
그리고 월드시리즈에서는 가장 중요한 경기의 가장 중요한 두 타석을 해결했다.
9회말.
시즌을 연장한 3루타.
11회말.
다음 날을 만든 홈런.
한 포스트시즌에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MVP를 모두 받은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됐다.
프리즈의 고향
이 이야기에 한 가지가 더 붙는다.
프리즈는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 성장했다.
부시 스타디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어린 시절 자신이 살던 지역의 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에 출전했다.
그리고 홈구장에서 팀의 시즌을 두 번 살렸다.
야구에서 지역 출신 선수가 홈팬 앞에서 만드는 장면은 늘 특별하게 기억된다.
2011년 프리즈에게는 그 무대가 월드시리즈 6차전이었다.
우승보다 먼저 기억되는 6차전
세인트루이스가 결국 7차전을 이겼기 때문에 6차전의 의미가 완성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먼저 다시 찾는 경기는 마지막 7차전보다 전날이다.
7차전은 세인트루이스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6-2로 이겼다.
6차전은 전혀 달랐다.
한 번 끝날 뻔했다.
다시 살아났다.
또 끝날 뻔했다.
다시 살아났다.
마지막에는 홈런으로 끝났다.
야구 역사와 명승부를 이야기할 때 2011년 월드시리즈 6차전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2011년 10월 27일
9회말.
텍사스 7.
세인트루이스 5.
2아웃.
1볼 2스트라이크.
프리즈 2타점 3루타.
7-7.
10회초.
해밀턴 투런홈런.
텍사스 9-7.
10회말.
다시 2아웃.
다시 2스트라이크.
버크먼 동점 적시타.
9-9.
11회말.
프리즈.
끝내기 홈런.
10-9.
경기 종료.
텍사스는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스트라이크 하나를 두 번 남겨놓았다.
세인트루이스는 그 두 번을 모두 넘겼다.
그리고 다음 날 7차전까지 이겼다.
2011년 월드시리즈를 한 문장으로 줄인다면 결국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경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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