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 프랑스 월드컵, 지단의 두 헤더로 완성된 첫 번째 별

1998년 7월 12일,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월드컵 결승에 오른 팀은 개최국 프랑스와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은 이미 네 차례 월드컵 정상에 올랐고,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베베투, 호베르투 카를루스, 카푸가 뛰던 팀이었다.
반대로 프랑스는 아직 월드컵 우승 경험이 없었다. 미셸 플라티니가 이끌던 세대도 이루지 못했던 우승을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노리고 있었다.
결승전이 끝난 뒤 전광판에 남은 숫자는 예상보다 컸다.
프랑스 3.
브라질 0.
그리고 그날 가장 먼저 이름을 남긴 선수는 지네딘 지단이었다.
두 대회를 연속으로 놓쳤던 프랑스
1998년 프랑스 대표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 전에 상황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4년 미국 월드컵 본선에 연속으로 나가지 못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있었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는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에메 자케 감독이 이끈 대표팀도 대회 전부터 모두에게 환영받은 팀은 아니었다. 공격적인 화려함보다는 중원과 수비의 균형을 강조했고, 선수 구성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그런 팀이 본선에 들어가자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첫 경기에서 3-0.
사우디아라비아전 4-0.
덴마크전 2-1.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이겼다.
오늘날 월드컵을 포함한 스포츠중계를 보면 개최국이 홈 분위기를 타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프랑스는 단순히 홈 이점에 기대는 팀이 아니었다. 세 경기에서 9골을 넣으면서 토너먼트에 올라갔다.
파라과이전은 113분이 필요했다
16강 상대는 파라과이였다.
조별리그에서는 쉽게 골을 만들었던 프랑스가 이 경기에서는 좀처럼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파라과이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도 버티고 있었다.
정규시간 90분 동안 0-0.
당시 월드컵 연장전에는 골든골 제도가 적용됐다. 연장에서 먼저 골을 넣는 순간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 방식이었다.
연장 후반 8분.
로랑 블랑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을 받았다.
오른발 슈팅.
골.
프랑스가 1-0으로 이겼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 나온 골든골이었다.
조별리그에서는 시원하게 이겼던 프랑스가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탈락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남은 순간이었다.
이탈리아와는 승부차기까지 갔다
8강에서는 이탈리아를 만났다.
지안루카 팔리우카, 파올로 말디니, 파비오 칸나바로, 디노 바조,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등이 뛰던 팀이었다.
이번에도 골은 나오지 않았다.
90분 0-0.
연장 120분까지 0-0.
결국 승부차기였다.
프랑스에서는 지단, 리자라쥐, 트레제게, 앙리가 성공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데메트리오 알베르티니의 슈팅을 파비앵 바르테즈가 막았고 마지막 키커 루이지 디 비아조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았다.
승부차기 4-3.
프랑스가 4강에 올라갔다.
프랑스 대표팀을 포함한 축구 역사를 다시 보면 1998년 우승 과정은 결승전 3-0 때문에 쉽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16강과 8강을 연달아 연장까지 치렀다.
4강에서 먼저 골을 넣은 팀은 크로아티아였다
준결승 상대는 대회 돌풍의 팀 크로아티아였다.
다보르 슈케르가 공격을 이끌고 있었고, 크로아티아는 8강에서 독일을 3-0으로 꺾고 올라왔다.
후반 시작 직후 슈케르가 선제골을 넣었다.
프랑스 0-1 크로아티아.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 4강에서 처음으로 뒤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1분도 지나지 않아 프랑스가 동점을 만들었다.
골을 넣은 선수는 릴리앙 튀랑이었다.
그리고 후반 중반 튀랑이 다시 한 골을 추가했다.
2-1.
프랑스의 결승 진출.
흥미로운 점은 튀랑의 프랑스 대표팀 통산 득점이 두 골뿐이라는 것이다. 그 두 골이 모두 같은 월드컵 준결승에서 나왔다.
다만 결승을 앞두고 문제가 하나 생겼다.
로랑 블랑이 준결승에서 퇴장을 당했다.
프랑스는 주전 수비수 한 명 없이 브라질과 마지막 경기를 치러야 했다.
브라질은 네 번째 우승 이후 다시 결승에 왔다
브라질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팀이었다.
4년 뒤에도 핵심 전력은 강했다.
호나우두가 공격의 중심이었고 히바우두, 베베투가 함께 뛰었다. 측면에는 카푸와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있었다.
브라질 역시 토너먼트를 쉽게 통과한 것은 아니었다.
8강에서 덴마크를 3-2로 이겼고, 준결승 네덜란드전은 1-1로 끝난 뒤 승부차기까지 갔다. 브라질 골키퍼 클라우디오 타파렐이 필립 코쿠와 로날드 더부르의 슈팅을 막으며 결승에 올라왔다.
1994년에 이어 월드컵 2연패까지 한 경기.
상대는 개최국 프랑스였다.
첫 번째 코너킥
결승전 초반은 프랑스가 적극적으로 나왔다.
중앙에서는 디디에 데샹과 에마뉘엘 프티, 크리스티앙 카랑뵈가 움직였고 지단이 그 앞에서 공격을 연결했다.
전반 27분 프랑스가 왼쪽 코너킥을 얻었다.
프티가 공을 올렸다.
페널티 지역 가운데로 들어온 지단이 뛰어올랐다.
헤더.
타파렐이 반응했지만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1-0.
지단이 월드컵 결승에서 기록한 첫 골이었다.
평소 지단을 떠올릴 때는 드리블이나 패스, 볼 컨트롤이 먼저 생각나지만 이날 결승에서는 머리로 경기를 바꿨다.
두 번째도 헤더였다
브라질도 공격했다.
하지만 프랑스 수비는 호나우두에게 편하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마르셀 드사이와 프랑크 르뵈프가 중앙을 지켰고 바르테즈가 골문을 버텼다.
전반 종료 직전.
이번에는 오른쪽 코너킥이었다.
유리 조르카예프가 올렸다.
다시 지단이었다.
헤더.
골.
2-0.
전반전에 나온 두 골이 모두 코너킥에서 나온 지단의 헤더였다.
월드컵 결승에서 한 선수가 헤더로 두 골을 넣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프랑스는 45분이 끝났을 때 우승까지 한 걸음만 남겨두고 있었다.
10명이 된 프랑스
후반 들어 브라질은 공격 숫자를 늘렸다.
프랑스에도 변수가 생겼다.
마르셀 드사이가 이미 경고를 받은 상태에서 다시 파울을 범했고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퇴장.
프랑스는 10명이 됐다.
2-0이라고 해도 상대는 브라질이었다. 한 골을 허용하면 남은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수비 라인을 유지했다.
브라질은 공을 더 오래 가지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슈팅을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 시간이 줄어들수록 프랑스의 첫 월드컵 우승이 가까워졌다.
마지막 골은 프티
후반 추가시간.
브라질이 공격하던 공을 프랑스가 끊었다.
패트릭 비에이라가 앞으로 공을 보냈고 프티가 오른쪽 공간으로 뛰어 들어갔다.
프티는 타파렐이 나오는 것을 보고 왼발로 낮게 슈팅했다.
골.
3-0.
프랑스의 세 번째 골이자 사실상 경기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조금 뒤 종료 휘슬이 울렸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고 스타드 드 프랑스 전체가 프랑스 국기로 채워졌다.
월드컵 첫 번째 별
프랑스는 이전에도 강한 대표팀을 갖고 있었다.
1958년에는 쥐스트 퐁텐이 한 대회 13골을 넣으며 3위를 기록했고, 1982년과 1986년에도 4강에 올랐다.
하지만 우승은 없었다.
1998년이 처음이었다.
브라질을 3-0으로 꺾고 자국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7경기에서 프랑스가 허용한 골은 두 골뿐이었다. 덴마크전과 크로아티아전에서 각각 한 골씩 내줬고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는 실점하지 않았다.
공격보다 수비와 균형을 중요하게 봤던 자케 감독의 선택도 결과로 증명됐다.
지단의 대회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결승전만 보면 1998년은 지단을 위한 완벽한 대회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조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퇴장을 당했고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토너먼트에서도 파라과이전과 이탈리아전에서는 득점이 없었다.
그런 선수가 가장 중요한 결승에서 두 골을 넣었다.
그것도 두 골 모두 헤더였다.
당시 경기 장면을 스포츠 하이라이트로 다시 보면 첫 번째 골과 두 번째 골이 놀랄 만큼 비슷하다. 코너킥이 올라오고 지단이 가운데에서 수비보다 먼저 머리를 갖다 댔다.
전반 27분.
전반 추가시간.
그 두 번의 장면이 결승 전체의 방향을 결정했다.
1998년 7월 12일
프랑스의 월드컵 기록을 순서대로 놓으면 이렇다.
남아공 3-0.
사우디아라비아 4-0.
덴마크 2-1.
파라과이 1-0.
이탈리아 0-0, 승부차기 4-3.
크로아티아 2-1.
브라질 3-0.
7경기.
6승 1무.
15득점 2실점.
그리고 우승.
결승에서는 지단이 두 골을 넣고 프티가 마지막 한 골을 기록했다.
1998년 이전까지 프랑스 유니폼에는 월드컵 우승을 뜻하는 별이 없었다.
7월 12일 밤.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첫 번째 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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