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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이스탄불의 기적, 0-3에서 유럽 챔피언이 된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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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4
티아라
2026-09-18 18:29
이스탄불의 기적 리버풀 2005

2005년 5월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과 AC 밀란이 만났다. 경기 전 이름값만 놓고 보면 밀란 쪽이 화려했다. 파올로 말디니, 카푸, 알레산드로 네스타, 안드레아 피를로, 카카, 클라렌스 세도르프, 안드리 셰우첸코, 에르난 크레스포가 선발 명단에 있었다.

리버풀도 스티븐 제라드, 사비 알론소, 제이미 캐러거, 사미 히피아, 루이스 가르시아 등이 버티고 있었지만 그 시즌 잉글랜드 리그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결승 전반 45분만 놓고 보면 두 팀의 차이는 생각보다 더 커 보였다.

스코어는 3-0.

밀란이 앞서 있었다.

지금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중계를 보다가 세 골 차가 벌어지면 경기가 사실상 끝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필 이날은 결승이었다.

그런데 리버풀은 후반 15분 안에 모든 것을 다시 처음으로 돌려놓았다.

경기 시작 1분도 지나지 않아 터진 골

밀란의 첫 골은 너무 빨랐다.

경기 시작 직후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피를로가 페널티 지역으로 공을 올렸다. 뒤에서 들어오던 말디니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공식 기록상 전반 1분.

챔피언스리그 결승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빠른 득점이었다.

리버풀은 시작하자마자 준비했던 경기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그래도 한동안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며 동점 기회를 노렸다.

전반 중반에는 루이스 가르시아의 플레이 과정에서 리버풀이 페널티킥을 기대한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고, 곧바로 반대쪽에서 밀란의 두 번째 골이 나왔다.

전반 39분.

카카가 공격을 연결했고 셰우첸코가 오른쪽에서 낮게 내준 공을 크레스포가 밀어 넣었다.

2-0.

카카의 패스 한 번, 크레스포의 두 번째 골

세 번째 골은 전반 종료 직전에 나왔다.

카카가 중앙에서 공을 받은 뒤 몸을 돌렸다. 리버풀 수비 사이로 크레스포가 뛰어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고 그대로 전진 패스를 넣었다.

크레스포는 골키퍼 예지 두덱이 앞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공을 가볍게 띄웠다.

전반 44분.

3-0.

리버풀 입장에서는 가장 좋지 않은 시간에 나온 골이었다.

한 골을 따라붙을 시간도 없이 전반전이 끝났다.

밀란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갈 때는 우승까지 45분이 남아 있었다. 반대로 리버풀은 세 골을 만회해야 겨우 연장전을 바라볼 수 있었다.

베니테스가 바꾼 후반전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디트마어 하만을 투입했다.

전반에 밀란 중원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던 리버풀은 하만이 들어온 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제라드가 전반보다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그 변화가 실제 득점으로 연결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후반 9분.

욘 아르네 리세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제라드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다.

공이 디다의 손을 지나 골문으로 들어갔다.

3-1.

제라드는 곧바로 동료들을 향해 팔을 흔들었다.

한 골을 넣었지만 아직 두 골이 더 필요했다.

두 번째 골까지 2분

리버풀은 다시 공격했다.

후반 11분, 블라디미르 슈미체르가 페널티 지역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낮게 깔린 공이 밀란 수비 사이를 지나 골문 구석으로 들어갔다.

3-2.

제라드의 골이 나온 지 약 2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전반 45분 동안 거의 일방적으로 밀렸던 팀이 어느 순간 한 골 차까지 따라왔다.

스타디움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졌다.

리버풀 팬들의 목소리가 커졌고 밀란 선수들의 움직임은 조금씩 급해졌다.

사비 알론소, 3-3

후반 15분.

제라드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가던 과정에서 젠나로 가투소와 충돌했고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는 사비 알론소.

알론소가 오른쪽으로 슈팅했지만 디다가 막았다.

순간적으로 리버풀의 추격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공이 다시 알론소 앞으로 흘렀다.

알론소가 재차 슈팅했다.

골.

3-3.

후반 9분 제라드.

11분 슈미체르.

15분 알론소.

약 6분 사이에 세 골이 들어갔다.

전반을 0-3으로 마친 리버풀이 후반 60분이 됐을 때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축구 역사와 주요 경기를 돌아보면 큰 점수 차를 뒤집은 경기는 적지 않지만, 유럽 클럽대항전 결승에서 전반 0-3을 후반 초반에 따라잡은 사례는 이 경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밀란도 다시 공격했다

3-3이 된 뒤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밀란이 다시 주도권을 가져오는 시간이 있었다. 리버풀은 전반과 다르게 버텼고 정규시간 안에는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선수들의 체력은 이미 많이 떨어져 있었다. 캐러거는 다리에 쥐가 나는 상황에서도 수비를 계속했고, 리버풀은 밀란의 공격을 막는 데 집중했다.

연장 후반 막판에는 경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결정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가 나왔다.

셰우첸코가 골문 바로 앞에서 헤더를 했다.

두덱이 막았다.

공이 다시 셰우첸코에게 왔다.

이번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강하게 슈팅했다.

두덱이 다시 손을 올렸다.

막혔다.

밀란 선수들도 믿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스코어는 여전히 3-3.

결국 승부차기

120분을 뛰고도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유럽 챔피언은 승부차기로 결정하게 됐다.

밀란의 첫 번째 키커 세르지뉴가 공을 골대 위로 날렸다.

리버풀의 첫 번째 키커 하만은 성공했다.

밀란의 두 번째 키커 피를로의 슛은 두덱이 막았다.

반면 지브릴 시세는 성공.

승부차기 시작부터 리버풀이 앞서갔다.

밀란은 욘 달 토마손과 카카가 성공하며 다시 따라왔고, 리버풀에서는 리세의 슈팅이 디다에게 막혔다.

리버풀의 네 번째 키커 슈미체르는 넣었다.

3-2.

이제 밀란의 다섯 번째 키커가 반드시 성공해야 했다.

셰우첸코와 두덱

공을 들고 나온 선수는 셰우첸코였다.

2년 전인 2003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선수였다.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였다.

실패하면 리버풀이 우승이었다.

두덱은 골라인 위에서 몸을 흔들었다. 과거 리버풀 골키퍼 브루스 그로벨라가 승부차기에서 보여줬던 움직임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셰우첸코가 가운데 쪽으로 슈팅했다.

두덱이 막았다.

경기 종료.

리버풀 선수들이 골문 쪽으로 뛰어갔다.

21년 만에 다시 유럽 정상

최종 기록은 AC 밀란 3-3 리버풀.

승부차기 2-3.

우승팀은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이 유러피언컵 또는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한 것은 1984년 이후 21년 만이었다.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 유럽 정상이었다.

당시 득점 장면과 승부차기는 지금도 스포츠 하이라이트에서 2000년대 챔피언스리그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자주 다시 등장한다.

이 경기의 특이한 점은 한 번의 역전골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반에는 밀란이 완전히 앞섰다.

후반 초반에는 리버풀이 6분 만에 따라잡았다.

연장에서는 밀란이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골키퍼가 승부차기를 끝냈다.

45분에는 0-3, 60분에는 3-3

2005년 5월 25일 경기 기록을 시간 순서로 놓으면 더 단순하다.

1분 말디니.

39분 크레스포.

44분 크레스포.

전반 종료 0-3.

54분 제라드.

56분 슈미체르.

60분 알론소.

3-3.

이후 60분 동안 골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두덱이 마지막 슛을 막았다.

경기 전에는 리버풀이 우승하기 위해 90분을 뛰어야 했다.

전반이 끝난 뒤에는 세 골을 따라잡아야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는 리버풀 주장 제라드였다.

그래서 2005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지금도 한 문장으로 불린다.

이스탄불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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